이재명 대통령은 29일 경주 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특별연설에서 “보호무역주의와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연대와 협력이 중요하다”며 “협력과 혁신, 번영의 정신으로 APEC의 새로운 20년을 함께 열자”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 개회식에서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천년 신라의 고도 경주는 조화와 화합의 정신으로 번영을 이룬 도시”라며 “이곳에서 열리는 APEC CEO 서밋이 협력과 연대의 의미를 되새기고, 미래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36년간 APEC은 협력과 연대로 공동 번영을 실현해 온 눈부신 성장의 역사였다”며 “정부와 기업, 시장과 정책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온 CEO 서밋의 노력이 위기를 극복해 온 원동력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1998년 도입된 APEC 기업인 여행카드와 2011년 마련된 국경 간 개인정보 보호제도를 예로 들며 “기업의 제안이 제도를 바꾸고, 협력을 국제 규범으로 만든 사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005년 부산 APEC에서 자유무역의 확산을 선언한 ‘부산 로드맵’은 아태 자유무역의 기념비적 이정표였지만, 지금은 보호무역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며 “이럴수록 APEC은 위기 속 연대의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경주의 전통기와 ‘수막새’를 비유로 들며 “수막새가 서로 다른 기와를 단단히 잇듯, 인적·물적·제도적 연결이 APEC의 성장 지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APEC 최초로 공급망 지속 가능성에 관한 민관 합동 포럼을 개최하고, ‘공급망안정화법’을 제정해 위기 대응 체계를 갖췄다”며 “디지털 연결성과 신뢰를 기반으로 협력의 고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혁신은 미래 성장의 기반이며 인공지능이 그 중심에 있다”며 “대한민국은 인공지능 기술과 표준 논의를 주도하고, ‘인공지능 고속도로’ 구축과 ‘AI 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AI for All)’ 이니셔티브를 제안해 APEC의 새로운 협력 아젠다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번영은 미래세대에 대한 약속”이라며 “APEC 중소기업혁신센터와 제주 이니셔티브를 통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 ‘APEC 미래 번영기금’을 통해 청년의 지식 교류와 창업 지원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신라의 화랑제도를 언급하며 “젊은 인재를 키워 통일의 시대를 연 신라처럼, APEC 청년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 공동 번영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설 말미에서 이 대통령은 “위기와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연대와 협력이 우리 모두를 더 밝은 미래로 이끄는 비결”이라며 “오색의 응원봉으로 내란의 어둠을 몰아낸 ‘K-민주주의’처럼, 협력의 힘으로 APEC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4개 대륙 21개 경제가 연결된 협력의 무대, 2025 APEC을 모두의 미래로 도약하는 무대로 만들자”며 “산업화와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뤄낸 대한민국의 경험이 APEC 회원국들에게 위기를 헤쳐나갈 용기와 영감을 줄 것”이라고 연설을 마무리했다.